반응형
햇님에게
내가 널 가린다 생각지 말아 서운해 하지 말아
커튼을 치고, 네 앞에서 등을 돌린 걸, 아직 난
매서운 열병을 앓고 있는 네 사랑을
조금은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할 뿐야
매일 새벽이나, 저녁 쯤
앞산이나 뒷산 구석에 숨어 우는 널 보아.
석류처럼 붉게 상기된 네 얼굴이 되려 아름다워
우는걸 알면서도 멍하니 널 훔쳐본 적 있어
차갑게 식어 나리는 네 눈물을 온몸으로 맞으며
생각했어 나는 참 못됐다.
마침내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인,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서늘한 너의 슬픔을 사랑하게 되었어
얼음장같이 차가운 내 이기심에
세상이 온통 하얗게 질려버릴때
비로소 한걸음 멀어지는 법을 깨달은 네가
비로소 너의 사랑에 눈뜬 나의 주위를
여전히 서성이겠지 떠나가지 못하고
추위에 떠는 내 앞에
말없이 펼쳐낼 분홍빛 선물을 가슴에 품은 채.
2018.9.10.
반응형
'속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를 운영해보면서 느낀점 (0) | 2021.11.08 |
---|---|
오랜만에 (0) | 2021.08.06 |
시 - 바다에게 (0) | 2020.08.18 |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가, 힘들 때 (1) | 2020.07.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