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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게
화창했던 날
두 팔 벌려 나를 보며 달려오던 너
정작 굳어버린 내 발끝 앞에선
새하얗게 질린 채로 물러나던 너
안절부절 네 모습 조금은 재밌어서
한참동안 멍하니 지켜만 보다가
커져버린 네 마음 어느새 부담스러워
이젠 내가 한 발짝 물러나 버렸어
이리와, 안아줄게 날 향한 네 한마디
모른체 그렇게 널 바라만 보았어
풀죽어 떠나는 널 그렇게 보내고
유난히 서늘한 네 빈자리 걸어봤어
네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미련이
내 발목을 붙잡아 헤어나올 수 없을것 같아서
너 참 질척인다며, 그대로 달아나 버렸어
그렇게
지금 눈 앞에 네가 다시 어른거리는 건
나만의 미련인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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