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입사 후 벌써 2주가 지나갔다.
2주동안 내가 제일 많이 했던 일은 두가지였다. 운영팀과 소통, 그리고 legacy 파악.
사내 슬랙에 ask_dev 라는 채널이 있는데, 그곳에는 타 부서로부터 개발팀에게 처리를 요청하는 티켓들이 올라온다.
요즘 들어 서버와 DB 관련된 티켓들은 대부분 내가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만큼 운영팀과 소통할 일이 많았다.
사실 소통을 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티켓을 처리하면서 내가 모르는 부분들을 관련 담당자분께 물어보는 비중이 컸다.
개발팀 요청 티켓은 대부분 고객 CS나 운영팀이 사용하는 CRM 기능 수정/추가 등에 관련된 것이었고, 그것들은 거의 99% legacy 코드 및 DB 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legacy 코드와 DB 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지금 내 업무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legacy 코드와 DB를 파악하는 것은 단연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에 회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글 에 언급했던 태스크도 무사히 잘 처리했는데, 해당 태스크에 대한 나의 결과물을 리뷰한 PO께서 중요한 부분을 잘 처리했다고 말씀해 주시면서 세세하게 처리해줘야 하는 비즈니스 로직을 어떻게 찾았는지 물어보셨다. 사실 본인은 이 부분에서 빵꾸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처음 받은 칭찬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무언가 그럴싸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냥 내가 처리할 태스크의 비즈니스 로직과 조금이라도 연관되어 있을 것 같은 코드들은 전부 읽어보았다. DB도 테이블 하나 하나 전부 살펴보았고, 사실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전부였다. 이 회사의 비즈니스 로직을 단번에 이해하고 이렇게 되면 저렇게 처리를 해줘야 겠지 예상하여 단박에 처리하는 퍼포먼스(?)는 나에겐 불가능이었다.
PO분을 제외하고 서버 쪽 개발자 사수는 두 분이 계시는데, 그 두 분은 신규 기능 개발에 엄청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어쩌면 앞으로도 나 혼자 이 회사의 기존 비즈니스 로직과 legacy 코드들을 파악하고 관련 이슈들을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좋은 개발자 성장 경험은 아니다. 사실 내가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따로 있다.
현재 legacy로 남아있는 코드들의 기술 부채를 머지 않아 갚아야 한다는 것은 개발팀 모두 공감하고 있고, 이에 따라서 리팩토링 작업을 계획중이라고 PO께서 말씀하셨다.
현재는 php slim 프레임워크 기반의 코드인데, java spring 기반으로(아니면 node) 바꾸는 것을 생각중이라 하셨고, 그 대상은 당연히 지금 내가 열심히 파고 있는 legacy 코드들이 될 것이다.
이제 막 입사 2주차 개발자가 꿈꾸기엔 너무 큰 꿈일 수도 있지만, 사내에서 legacy코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서버 개발자가 된다면, 그리고 사내 비즈니스 도메인과 백엔드 개발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이해도를 지니고 있는 개발자가 된다면 리팩토링 작업을 내가 일정 부분 이상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개인 시간에는 백엔드 관련 개발 공부를 하고 있다. 프로덕트 아키텍쳐나, 디자인 패턴, OOP 등 좋은 프로젝트를 설계할 때 필요한 지식들을 공부하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연습하고 있다.
만약 내가 레거시 리팩토링을 이 회사에서 정말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면, 그건 이 회사가 나에게 주는 가장 좋은 복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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