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문득 그럴 때가 있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와서 남은 태스크들을 마무리하고, 잠에 들 시간이 되면 나는 보통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며 잠에 든다.
내일은 무엇을 해야 하지 부터, 앞으로 어떻게 커리어를 쌓아 나가지, 훗날에는 무슨 일을 해야 하지 등 아직 도래하지 않은 시간에 대해 상상하고, 때론 걱정하고, 낙관하기도 하며 그렇게 잠에 든다.
돌아보니 후진 기어가 없는 자동차처럼, 앞만 보면서 그렇게 살아온 것 같아 오늘은 나의 하루를 돌아보기로 했다. 나의 하루를 돌아보니 지난 1년을 돌아보게 되었다. 하지만 지난 1년의 반성을 글로 적으면 회고록이 되기 때문에 얼마 안남은 신년에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고 오늘은 가볍게 나에게 주어졌던 하루에 대해서만 생각해 보았다.
아침 8시에 알람이 울리면 조금 괴로워하다가 8시 15분쯤 일어나 샤워하고, 지하철을 타고 10시쯤 회사에 출근해서 업무를 하고, 12시 30분에 스크럼 회의를 하고 1시가 되면 개발 팀원들과 사내로 배달온 점심을 먹으며 스몰토킹을 하다가, 2시에 다시 업무를 시작하여 7시 ~ 8시에 퇴근한다. 운전 연습이 있는 날이면 9시까지 운전 연습을 하고, 집에 돌아와 사이드로 하는 프로젝트 업무를 하고 향로님과 호돌맨님의 개발바닥 유튜브를 보거나 블로그를 구경하다가 1시~2시쯤 잠에 든다.
평일에는 하루 삶의 패턴이 위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요즘은 위에서 언급한 개발바닥 유튜브에 꽃혔는데, 배달의 민족 출신 시니어 개발자 두 분이 개발과 관련된 썰, 조언 등등 재미나고 유익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주셔서 좋다. 가장 좋았던 점은, 나보다 훨씬 개발 경력도 많고 실력도 뛰어나신 분들이 나보다 더 개발에 열정적이고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개발에 대한 나의 자세에 반성도 하게 되고, 업무를 할 때도 한번 더 나를 돌아보게 되고, 단전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무언가 뜨거운 것을 느끼면서 멈추려고 하는 내 자신을 스스로 이끌게 되었다. 두 분만큼은 아니어도 하루 하루 저분들 같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살아간다면 훗날엔 나도 그렇게 될 것을 믿는다.
# 좋은 사람과 함께이고 싶다.
좋은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는 참 다양할 것이다. 좋은 동네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좋은 연인, 좋은 가족 등. 사람에 따라서,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 참 다양하게 정의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좋은 사람 - 음.. 카페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개발 이야기나 창업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이고 싶다.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서로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사람 과 함께이고 싶다.
별 보는 것을 좋아하고 우주를 동경하는 사람과 함께이고 싶다.
열정적인 사람과 함께이고 싶다.
# 나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내가 좋은 사람과 함께이고 싶은 만큼 나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나는 남들이 보기에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많이 부족하다. 뭐랄까.. 24년 짧은 인생을 돌아보면 실패가 성공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내 인생에 성공은 거의 없다. 초6때 좋아하던 여자애에게 고백을 받았던 것이 내 인생 최고의 성공이었다.(지금 생각해보니 이건 신이 내린 성공이었다)
이후로는 중학교때 방황을 하고, 음악을 하겠노라 예고를 가려 했으나 무산되고, 고등학교 졸업 후 재수를 하고, 잘 다니고 있던 사관학교를 개발을 하겠노라 자퇴를 하고, 편입한 대학을 졸업도 하지 않은 채 일을 계속 하고 있다. 그 과정엔 무수한 서류 탈락도 함께였고, 운이 좋게린더라는 서비스를 같이 발전시켜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아 혼자 린더 앱과 서버 개발을 하는 경험을 얻게 되었으나, 부족한 나의 역량에 목표치 도달에 실패하게 되며 개발, 디자인, 영업, 운영 1명씩으로 이루어진 팀은 그렇게 해체하게 되었다(린더에 대해서는 하고픈 말이 참 많아서 회고록에 적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 그럼에도, 나는 좋은 사람이 될 것이다.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며, 언젠가는 울기도 했고 언젠가는 먹먹해진 가슴을 달래며 혼자 소주를 홀짝이곤 했다.
그럼에도 한 가지 확신하는 것은, 실패라는 삽질에 묻힌 작은 성공의 씨앗들이 내 가슴속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끊임없이 실패를 하는 부족한 사람이지만, 끊임 없이 실패를 하기에 무너지지 않고 실패를 받아들이는 게 습관이 되었다.
흔히 AQ, 역경극복지능지수라고 한다. 실패를 더 잘 맞이하게 되었다. 더 잘 떠나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부족함을 알기에 내 자신을 더 채울 수 있게 되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어느날 운명의 실타래를 감아 나갔더니 갑자기 성공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들의 무수한 실패를 성공의 실타래를 감아 나가는 것으로 사용했을 뿐이다.
그렇기에, 많이 부족한 나는 훗날 반드시 성공할 것을 믿고, 또 좋은 사람이 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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